/2020 - 10
시대 가리지 않고 치열하게 살아가니 난세(亂世) 그치기 어렵구나. 천지 개혁 이전 옥황상제 명하였던 경주 현재까지 이어지는 듯 줄 세우기에 여념 없는 사회. 예상과 달리 소나 뱀이 말보다 빨랐고, 용이 토끼보다 못하는 등의 이변으로 점철된 전설 딛고 건재하는 현재는 종종 균열 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면서도, 여전히 대낮에는 태양 차오르니 어둠 드리울 적에도 제법 건재하였다.
한 나라의 주권은 국민에게 할당된다지만, 실상 지독한 자본주의로 지속되어 온 현세는 가히 ‘데드크라시(deadcracy)’라 하여도 손색없을 정도로 폐색된 지 오래였다. 중에서도 가장 상층 머물러 오래도록 권위 이어가는 고결한 핏줄. 아주 먼 옛날, 세상 아우르는 파동 궤멸하고자 할 때 자신을 ‘땅의 자식’이라 이름하며 마도(魔道) 잠재웠다는 이들. 당시 저서에 따르면, 현재의 함경북도는 폭우로 인하여 참혹한 홍수 피해 입었으며, 울릉도 묵포항에서는 깊은 수심 가운데 높다란 나무가 자라고, 그 아래 태평양 심해 잠들어 있던 화산의 전조 없는 분출. 또한, 충청남도 태안항 부근으로 정체 모를 땅 솟고, 평안북도 신의주 일대 대지가 금강처럼 변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마침내 대보름에도 천하 온통 참혹하게 물들어 붉으니, 북쪽에 자(子), 북동에 축(丑), 동북에 인(寅), 동에 묘(卯), 동남에 진(辰), 남동에 사(巳), 남쪽에 오(午), 남서에 미(未), 서남에 신(申), 서쪽에 유(酉), 서북에 술(戌), 북서에 해(亥)의 성씨 지닌 십이신(十二神)이 나타나 아비규환 막 내리게 하여 그 영광 높이 사 칭송하기 시작하였다.
그 작은 사회 구성원 연고지 떠나 처음 터 잡고 치 솟는 혈기 억눌려 내던져진 환경 안생하니 설익은 청춘 속절없이 나부끼고는 하였다. 안온하거나 그렇지 못하거나 제 영역 떠난 짐승은 날 세우고, 냉혹한 경쟁 내던져져 어쩌면 도태되기도 하면서. 숨 돌릴 틈 없는 생에 순풍 볼까 염려하여도 의무로 비롯되어 기대 그르칠 수 없으므로 나아갈 뿐이다. 이익 위한 무리든, 그저 생존 위한 무리든. 저마다 목적 불분명하다만 집결한 이들 속에서 우리는 성장할 것이다.
그리하여 현재 2020 년 대한민국 세종특별자치시, 대무인이라는 이의 점지 받들어 터 닦아 올린 목조 건물. 시내에서 한참이나 바퀴 굴려 도달할 수 있는 곳. 무수한 발걸음으로 지반 다지고 갖은 감정 깃들어 생명력 얻어 보전하는지 한눈에도 정기 형형하다. 나뭇결 고스란한 기반 세월에 닳으며 석회빛 덧대어지나 위용하게 자리한 현판만큼은 건립 당시 깎인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