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혈관으로 이어진 인연 유리될 수 없으니, 본능과도 같은 이끌림 야욕처럼 들끓었다.
연속성 지닌 시간선 내부 내달리는 우리의 목적지 마침내 야생일 테다.
정체 알지 못하는 제작자 의하여 시작된 발 없는 말 실체 갖추어 작용하기 시작한 것은 약 네 달 전이었다. 방송부 부원 자리 비운 틈 타 송출된 영상 출처 불분명하나, 전파 타고 기하급수적으로 공유되었다는 것 정도 당연하였다. 괴랄하고 의미 미상한 계시에 혹하여 전교생 한 번 즈음 이메일 송부해 본 적 있으리라는 우스갯소리 호사가 구순 오르내릴 정도였으니.
‘보라색 알약’ 효능은 그러하였다. 성장기 청소년에게 특화된 심리 안정제로, 집중력에 도움 주어 기억력 향상에도 탁월한 효과 발휘하는 종합 비타민. 진실 혹은 거짓 판가를 수 없었으나, 대다수가 그야말로 ‘미친’ 성능 경험하였다 주장하였다.
누군가는 코웃음 치고, 누군가는 간절하게 소문 끄트머리라도 잡았을지 모르겠다. ‘나’ 역시 화두에서 낙오될 수 없었으므로, 이미 얄따란 창살 안 뒤흔들었다는 것조차 뻔하였다.
한편, 위태로운 균형의 유지는 그뿐 아니었다. 연례행사 등불 날리기 앞둔 어느 날, 분명 견고한 사슬로 엮은 학생자치위원회 <발키리>의 균열 조짐 목도되었다. 모두 예상하였던 ‘학생회장’의 재선과 사뭇 다른 중도 위임 선언. 선출 방식 그들 안에서만 이루어질 예정이며, 무엇보다 공정하게 심사하겠다 공표하였다. 완벽한 독재와 절대 권위의 실상이었으나, 누구도, 심지어 선생님조차도 반발 없이 수긍하였다. 아마 표면상으로는 그랬다.
권세 요동치며 파랑波浪 일자 전복되었고
악질 장난처럼 만들어진 아류 즐비하였으며
삽시간 작은 사회 무너져 소짐승 울부짖던
10 월 31 일 그날 밤, 달은 솜사탕처럼 흐릿하고 구름은 없었다. 달무리 일어 둥그런 주변 감싸도 분홍빛 감도는 적월만 암흑 물들였으나, 그것은 빛이자 빛 아니라 불 밝힐 수 없었다. 흐드러지는 생 붙잡을 수 없는 것 필멸자의 숙명이라. 그렇게 어둠 젖어 꺼진 무명無明과 어떤 이의 소원 흩날리는 단풍잎 사이 가르며 온 천공 물들였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는 꾸준히 존재하고 있다.